서울퀴어문화축제를 개최를 앞두고 또 다시 여론이 시끌벅적해요. “음란하고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축제”라는 지적부터 “공공성을 저해한다”는 말까지! 이번 주 다다닫은 퀴어문화축제를 둘러싼 논란을 다뤄봅니다.

❓ 성소수자만의 축제가 꼭 필요한지 모르겠어

성소수자들이 일상적으로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는 사회였다면 퀴어문화축제가 필요하지 않을 지도 몰라요. 퀴어문화축제는 이성애중심적이고 성별이분법적인 사회에서 낙인찍혀온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데고, 보편적인 성적권리와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주장하는 데 의의가 있어요.

❓ 축제에서 신체 노출이 빈번해 반감이 생기는 것 같아

어떤 노출이 문제가 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요.🙄 하지만 워터밤이나 물총축제에 대해서는 노출을 규제하거나 행사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어요. 그렇다면 성소수자의 몸과 문화를 문란하고 음란한 것으로 전제하는 시선이 문제는 아닐까요? 게다가 벗으면 어때요. 축제잖아요?🎉

❓ 성기모양 쿠키나 자위기구를 전시하는 게 특히 문제라고 알고 있어

전통시장의 벌떡주가 관광상품으로 홍보되는 걸 생각해보면 마찬가지로 이중잣대라고 할 수 있어요. 게다가 성에 대해 탐색하고, 이를 표현하고 실천하는 건 인간의 삶에서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에요. 성과 관련된 굿즈의 취지를, 성을 음지화하고 낙인찍는 문화를 넘어서 보편적인 성적권리를 향유하자는 제안으로 이해해보면 어떨까요?

❓ 성에 대해 알아가는 건 좋지만, 청소년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청소년 역시 성과 재생산, 섹슈얼리티, 성평등, 성적권리와 책임에 대해 능동적으로 탐색하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해요. 오히려 청소년기에 자신의 정체성을 자유로이 탐색하지 못 하도록 막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어요.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된 사회에서는 성소수자 정체성을 어린 시기부터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고, 이는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많아요.

❓ 정당 부스도 많고 정치인도 오던데, 너무 정치적인 거 아니야?

특정 정치인이 방문한다고 어떤 행사가 지나치게 정치적이라 문제라고 하지는 않아요. 사실 퀴어문화축제를 정치적인 대결 구도로 만들고 있는 건 행사를 방해하는 반동성애 개신교 집단과 이에 동조하는 보수 정치인들이죠. 그리고 어떤 사람이 지닌 특성 때문에 한 사회에서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된다는 것, 그거야 말로 ‘정치적’ 문제가 아닐까요?

❓ 퀴어문화축제가는 항상 갈등과 충돌이 부각되는 것 같더라

퀴어문화축제 참가자에 대한 혐오세력의 일방적인 폭언과 폭행을 ‘갈등’이나 ‘충돌’로 표현하는 건 잘못이에요. 어떤 사람의 존재를 부정하고 반대하는 집단적인 움직임은 건강한 민주시민의 모습은 아닐 테니까요. 한편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언론이 자의적으로 특정 이슈를 논란으로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성소수자에 대한 언론 보도는 과연 어떨까요?

❓ 소수자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다수가 피해를 보면 안 되잖아

다양성과 관용은 민주주의의 핵심적인 가치라고 하죠. 성소수자가 차별과 혐오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 다수의 입장인 사회, 멋지지 않나요? 지난 토요일,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서울시의 차별행정에 항의하는 무지개행진을 진행했어요. 보편적인 성적권리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요구와 함께 성소수자의 존재와 권리가 드러나는 순간이 축제 하루가 아니라 일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지요.

❓ 퀴어문화축제에 대해서 더 생각해볼만 한 게 있을까

• 6월 30일 금요일, 길리어드코리아 사옥 앞에서 길리어드의 핑크워싱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어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길리어드가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는데, 여러 인권단체는 길리어드가 소수자 인권을 논하기 전에 약가를 낮추고 의약품 접근권부터 높여야 한다고 주장해요. 길리어드는 HIV 치료제를 판매하는 초국적 제약회사예요. 문제는 이들이 독점적으로 의약품을 비싸게 공급하는 까닭에 HIV 감염인의 의약품접근권이 제한된다는 거죠. 구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퀴어문화축제를 상징하는 말은 ‘자긍심Pride’일 거예요. 일상 속에서 자신을 숨기며 살아야 하는 성소수자가 자긍심을 드러내는 날이라는 뜻에서 자긍심이라는 말이 퀴어문화축제의 상징으로 쓰이고 있는 거죠. 그런데 다가오는 7월 1일, 서울퀴어문화축제와 같은 날 노프라이드 행사가 개최된다고 해요. 성노동자, 약물사용자, HIV감염인, 홈리스, 불법이주민, 농인 등 더욱 주변화된 존재들을 알리고 ‘자긍심’이라는 말에 의문을 던지는 목소리에도 귀기울여보면 어떨까요. 💭

직장💼서 커밍아웃? 몇 배는 어렵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