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간 열린 제25회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23일 막을 내렸어요. 지난 트랙에 이어, 이번 '다다닫'에서는 트랜스젠더 선수의 올림픽 출전 역사를 좀 더 깊이 파헤쳐 봅니다.
🏛 올림픽 규정은 어떻게 변해왔을까?
트랜스젠더 선수의 올림픽 출전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인권과 과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며,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의 규정도 점진적으로 변해왔죠.
트랜스젠더 선수의 올림픽 출전에 관한 첫 출전 규정은 2004년 스톡홀름 합의로 마련됐어요. '성전환 수술 완료, 법적 성별 정정, 최소 2년 이상의 호르몬 치료'라는 매우 까다로운 조건이 붙었지만, 출전이 가능한 것만으로 당시 트랜스젠더 선수들에게는 활동의 폭이 넓혀졌죠.
이후 2015년, 인권 단체와 의료계의 비판으로 출전 규정 가이드라인이 업데이트되면서 이 조건은 대폭 완화됐어요. 성전환 수술 요건이 폐지된거에요. MTF 여성 선수는 대회 직전 12개월간 테스토스테론 수치만 기준치(10nmol/L 이하)로 유지하면 됐고, FTM 남성 선수는 제한 없이 출전이 가능해졌습니다.
🥇 장벽을 깬 공개적 트랜스젠더 선수들
이러한 변화 덕분에 2021년 도쿄 올림픽은 역사적인 전환점이 됩니다.
뉴질랜드 역도 선수 로렐 허버드는 올림픽 사상 최초로 공개적 MTF 여성으로서 개인 종목에 출전했어요. 캐나다 축구 대표팀의 퀸 선수는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진한 울림을 남겼죠. 이후 IOC는 일률적인 호르몬 기준을 폐지하고, 각 종목 국제연맹(IF)이 자체 규정을 만들도록 권한을 넘겼어요.
⚖️ 다다닫의 질문: 성별로만 나눈 스포츠, 정말 공정한가요?
최근 트랜스젠더 선수의 출전은 다시 스포츠계의 뜨거운 감자가 되었어요. '기존의 남녀 구분에 맞지 않고, 신체적 우위를 가져 공정성을 해친다'는 주장 때문이죠.
하지만 다다닫은 이렇게 되묻고 싶어요. 남녀 성별로만 구분한 스포츠는 정말 공정한가요?
선수의 경기력에는 성별뿐만 아니라 수많은 후천적 요인이 개입해요. 타고난 골격, 출신 국가와 인종, 국가의 지원, 스포츠 인프라, 코치진, 자본력까지 말이죠. "성별이 다르면 출발선부터 다르다"고 주장한다면, 오히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수많은 후천적 환경부터 평준화해야 앞뒤가 맞지 않을까요?
😨 생물학적 '잣대'의 모순을 보여준 캐스터 세메냐
올림픽 스포츠에서 이 ‘생물학적 성별’이라는 기준이 얼마나 자의적인지 보여주는 뚜렷한 사례가 있어요. 바로 남아공의 육상 챔피언 캐스터 세메냐(Caster Semenya)에요.
그녀는 올림픽 800m에서 두 번이나 금메달을 땄지만, 근육량이 많고 남성적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끊임없이 반인권적인 성별 검사대에 올라야 했어요. 이후에 밝혀진 바로는, 세메냐는 자연적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간성(DSD) 여성 선수였어요. 세계육상연맹은 그녀를 겨냥해 '약물로 수치를 낮춰야만 출전할 수 있다'는 무리한 규정을 만들었죠.
똑같은 일이 남성에게 일어났다면 어떨까요? 호르몬이 많이 나오는 남성은 '축복받은 신체 조건'이라 찬사받았을 거예요. 엘리트 체육 자체가 신체적 이점을 타고난 이들의 무대니까요. 그런데 여성의 몸에서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면 졸지에 '부당한 이점'으로 치부됩니다. 참 이상하지 않나요?
🙅🏽 호르몬도, 염색체도 우리를 전부 설명할 순 없어요
생식기나 성염색체, 호르몬 수치가 한 사람의 성별과 신체 능력을 완벽히 결정하진 못해요. 트랜스젠더 여성의 운동 능력이 일반 여성의 평균과 큰 차이가 없다는 의학계 연구도 꾸준히 나오고 있어요. 호르몬이 대회 승패의 절대적 요인이라는 근거 역시 아직 부족합니다.
이제는 단순히 성별을 넘어, '누구의 신체가 스포츠에 적합한가'를 재단하는 낡고 견고한 틀에 물음표를 던져야 할 때에요.
🎿 끝나지 않은 도전, 그리고 남겨진 과제
이번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종목에는 스웨덴의 엘리스 룬드훌름 선수가 동계 최초 트랜스젠더 선수로서 출전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스포츠계는 성전환 수술이나 호르몬 치료를 받은 선수의 여성부 출전을 엄격하게 막는 방향으로 역주행하고 있어요. 일각에서는 이번 대회가 트랜스젠더가 참가하는 '마지막 올림픽'이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합니다.
스포츠는 '사회의 거울'입니다. 1967년, 미국의 캐서린 스위처가 금기를 깨고 여성 최초로 보스턴 마라톤을 완주했던 것처럼 말이죠. 변화하는 LGBTQ+ 인권 흐름에 발맞춰,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에서도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의 눈부신 '최초'를 계속해서 응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스포츠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포용과 공정'의 장이어야 하니까요. |